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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메타블로그 ‘믹시’ 놀라운 성장세

블로그를 통한 개인의 목소리는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저명한 대학교수가 쓴 논문보다 왕십리 뒷골목에 사는 철이 엄마의 글 하나가 더 많이 읽히고 더 많은 공감을 얻어내는 세상이다. 실제 전문 블로거가 생산해내는 양질의 콘텐츠는 현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수준이다. 그러나 다양한 블로그 콘텐츠 중에서 옥석을 가리기란 쉽지 않은 일.

사람들은 그래서 메타블로그 사이트를 활용한다.

올블로그같은 메타블로그 사이트들은 흩어져있는 각종 블로그 포스트를 한 곳에 모아주고 사용자, 혹은 관리자의 지성을 토대로 좋은 글, 읽을 만한 글, 재미있는 글, 소식이 될 만한 글을 솎아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언론사 사이트와 온라인 서점, 구인/구직 사이트도 메타블로그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회사 측은 블로그 콘텐츠를 확보하고 블로거는 이들 사이트로부터 트래픽을 수혈 받는 형태다. 최근 1년새 이렇게 생겨난 이런저런 메타블로그 서비스는 이제 손가락으로 헤아리기 힘들게 됐다. 많은 서비스가 생겨났지만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탓인지 성장세는 그저 그런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메타블로그가 있으니 바로 믹시다. 태어난 지 갓 100일이 넘은 믹시의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다. 일단 일 평균 순방문자수가 4만명에 달한다. 순위를 매기는 것이 적절치 않을 수도 있으나 단순 트래픽 유입으로만 본다면 1위인 올블로그 바로 다음이다. 물론 아직 차이가 크지만 서비스 운영 기간을 고려한다면 놀라운 성과다.

서비스 오픈 갓 3개월을 맞은 메타미디어 사이트 믹시. 놀라운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다.

믹시의 기획, 개발, 디자인을 도맡은 왕효근(27)씨는 이런 평가에 고개를 가로젓는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놀라운 성장세지만 아직은 “베타 버전이라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민다”며 스스로를 낮췄다. 그러나 믹시에 대한 자신감은 그의 설명에서 잘 드러났다.

■ 믹시는 ‘메타미디어’
“믹시는 메타블로그라기 보다는 메타미디어라고 봐야 되요. 블로그 콘텐츠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콘텐츠 소비자와 블로그를 연결하는 역할로는 기존 메타블로그와 같지만 믹시는 더 많은 콘텐츠 소비자를 만날 기회를 만들어뒀죠.”

믹시는 블로그 콘텐츠 뿐 아니라 언론사 뉴스와 동영상을 한 판에서 모두 볼 수 있도록 설계해 놨다. 콘텐츠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모아서 보여주고, 확대된 콘텐츠 대기 수요자를 통해 믹시에 등록된 블로그는 더 많은 방문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해외 성공 사례로는 유명한 디그닷컴(digg.com)이 있다. 기존 메타블로그가 블로거에 의한, 블로거를 위한 서비스였다면 믹시는 이 한계를 벗어나 보다 대중적인 서비스를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믹시는 블로고스피어에 한정되지 않고 더 많은 소통의 기회, 더 많은 부수익을 누릴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사이트입니다. 사실 주요 메타블로그 상위 5곳을 살펴봐도 하루 유통 트래픽이 7만명 수준에서 머물러 있는데, 콘텐츠의 가치에 비해 유동 트래픽이 너무 작다고 생각했어요. 이를테면 블로고스피어 밖의 세상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거죠.”

왕효근(27)씨는 믹시의 기획, 개발, 디자인을 모두 해치웠다. 낮에는 회사에서 기획 일을 하고 밤에는 믹시와 관련된 일을 한다.

조금 더 다양한 콘텐츠를 수용함과 동시에 깔끔한 UI와 편의성도 인기의 요인이다. 믹시는 해상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확대되거나 축소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별도의 페이지를 선택할 필요 없이 스크롤바를 내리다 보면 목록이 자동으로 확장되어 매우 편리하다. 물론 이러한 구조 탓에 페이지뷰는 일평균 9만으로 높지 않다. 그러나 편리함을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설계한 것이니 크게 상관하지 않는 눈치다.

사실 믹시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필터링 기능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선별해내기 위해 믹시는 이슈트랙커라는 고유의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추천 방식은 물론이고 포스트별 조회수와 방문자수, 스크랩 횟수, 관련 태그 인기도, 댓글 및 트랙백 등 피드백 횟수 등을 종합해 인기 콘텐츠를 선별해낸다. 일반적인 필터링 장치 외 2~3가지의 장치를 더 곁들여놓은 것이다. 

트래픽과 등록 콘텐츠가 늘어난 최근에는 추천 보상 시스템까지 선보였다. 추천하면 ‘토큰’으로 보상하고 추천한 사용자는 이 토큰을 이용해 믹시 내에서 자신의 블로그를 광고해 더 많은 방문자의 유입을 유도했다. 서비스에 대한 그의 고민과 열정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 혼자서 만들고 운영하는 ‘나홀로 메타블로그’
믹시의 기획, 개발, 디자인을 담당한 왕효근(27)씨의 면면을 알면 믹시의 성장세에 한 번 놀라고 그의 열정에 또 한 번 놀란다. “블로거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운영해보고 싶다”는 그의 바람에 따라 밤샘 작업으로 개발된 믹시는 아직까지도 그 혼자서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직업이 따로 있다. 모 인터넷 동영상 업체에서 기획 일을 하고 있다. 따지자면 투잡인 셈이다. 물론 회사 업무 시간에는 믹시를 들여다보지 않는다. 업무가 끝나고 저녁 7~8시 즈음 집에 들어오면 그 때부터 믹시와 관련된 일을 한다. 이 일은 대부분 새벽까지 이어진다. 한창 연애할 나이지만 이런 그의 생활 패턴 탓에 여자 친구는 없단다.

믹시를 만들고 별다른 홍보도 안 했던 그였다. 사실 홍보할 돈도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서 믹시 얘기를 했다. 이런 저런 소개 글을 올려놨다. 하루 이틀 지나니 믹시의 방문자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순전히 입소문으로 여기까지 올라왔다.

뉴스 및 동영상, 블로그 콘텐츠를 모두 합치면 현재 등록된 콘텐츠 개수는 120만건에 달한다. 등록된 태그도 41만건이나 된다. 제법 덩치가 커졌다. 유지비용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그에 따르면 믹시를 유지하는 데 드는 서버 유지비용은 한 달 100만 원 이하다. 그러나 개인이 지불하기에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는 “월급으로 서버 유지비용을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낮에는 직장에서 업무보고 밤에는 믹시와 관련된 개발, 기획 일에 몰두하고 있어요. 사실 혼자서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해 보기로 결심했을 때 ‘독단적인 판단’에 대한 부분이 가장 걱정됐는데 적극적인 피드백을 주시는 블로거분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고 잘못된 부분을 맹렬히 지적하기도 해서 힘을 얻고 있답니다.”

그가 밝힌 믹시의 슬로건은 퍼펙트 하모니(Perfect Harmony)다. 다양한 시각, 다양한 목소리가 하나의 멋진 화음으로 콘텐츠 소비자에게 들려지길 바라는 것이다.

“다양한 콘텐츠로 특정 분야에 한정된 공간이 아닌, 모두의 공간으로 믹시를 발전시키고 싶어요. 이러한 노력이 열매를 맺는다면 블로그가 독립적인 미디어로 제 자리를 잡겠죠. 그때까지 믹시를 열심히 갈고 닦아서 최고의 메타미디어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노력할겁니다.”


한주엽 기자 powerusr@ebuzz.co.kr | 2008-04-22

출처 : http://www.ebuzz.co.kr/content/buzz_view.html?ps_ccid=49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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