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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짱의 국내여행 사진블로그

 
공포, 드라마 | 2008.11.13 | 114분 | 스웨덴 | 15세 관람가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 출연: 카레 헤레브란트, 리나 레안데르손
★★★★

<줄거리>빛이 사라지면, 너에게 갈게 전세계를 매혹시킨 슬픈 사랑 이야기
못된 아이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는 외로운 소년 오스칼은 어느 눈 내리던 밤, 창백한 얼굴을 한 수수께끼의 소녀 이엘리를 만난다. 둘은 곧 서로에게 하나밖에 없는 친구가 되고, 어느 새 가슴 설레는 감정이 싹튼다. 하지만 이엘리의 등장 이후 마을에서 피가 모두 사라진 채 죽임 당하는 기이한 사건이 계속되고, 비상한 두뇌의 오스칼은 그녀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눈치 채는데…

<감상> "세계 최고 권위의 13개 영화제에서 9개 작품상을 수상하며 전세계를 매혹시킨 영화"라는 타이틀로 홍보되어 많은 사람들이 너무 기대를 하지는 않았을까 생각되고, 너무 과잉 해석되는 면이 있지 않았나 싶다.
(아래는 물론 개인적인 감상과 해석이며 스포일러 있음)



한 소녀와 한 소년의 "특별한 사랑이야기"
 

내가 특별한 사랑이야기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의 사랑의 형태가 매우 특별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성인 두사람의 그런 사랑의 형태는 아니다. 이들의 사랑을 아름답다고 말해야할지, 수수하다고 말해야할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저 영화속에서 그들의 감정이 오가는걸 느낄 수 있고, 뱀파이어로서 친구를 사귈 수 없는 이엘리, 그리고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는 오스칼은 서로가 특별한 공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면서도 그 둘은 매우 다르다. 그러한 둘이 서로를 이해하며 서로가 변하가는 모습은 어느 현실에서나 볼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의 사랑법이다. 서로 변하지 않고서는 사랑할 수 없으며, 그 상대방의 특별한 무언가를 수용할 수 있어야만이 진실로 사랑을 할 수 있다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약간의 자기희생이 필요하다? 상대방 입장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이런 느낌들을 주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영화속의 그들은 12살의 시선으로 그들을 입장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순수한 사랑을 하게 된다. 영화속 그들의 캐릭터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12살이라는 주인공들을 선택한 이유도 바로 그들이기에 가능하다. 그들의 눈에는 사랑에 조건 따위는 필요없었다. 다만 나의 안식처 같은 사람이 곧 나의 연인이며 사랑인 것이다. 성인남자로 설정했다면 무척이나 곤란한 부분이 된다. 아멜리가 여자든 남자든 오스칼에겐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분명 이 영화는 사람을 사랑하는 영화이지, 이성을 사랑하는 것에는 초점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극 중에서도 오스칼은 마음의 안식처 같은 이엘리가 동성이든 이성이든 중요하지 않다. 12살의 외톨이 오스칼에게는 친구 그 자체가 연인의 대상일지 모른다. 친구없이 외톨이로 지내온 오스칼의 설정에서 그가 친구를 좋아하든 사랑하든 이상할 것이 없다. 이점은 평범한 인간아이를 좋아하게 되는 이엘리에게도 마찮가지다.



사랑? 우리들에게는 이미 고정관념이 있어,,,


단지 말하고 싶은것은 그들의 사랑은 성인 두사람의 사랑과는 매우 다른 것이다. 그렇다고 12살아이의 사랑도 아니다. 12살 주인공의 이엘리와 오스칼은 사랑에 대해 어떤 기준도 조건도 없다는 것이다. 실제의 12살 아이에게도 이성이 좋다거나?하는 고정관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엘리와 오스칼의 설정에서는 이성친구가 필요한 것이 아니며, 친구가 필요함과 동시에 그 친구는 동반자가 될수 있는 연인이기도 하다. 그러한 그들의 사랑은 현실에서의 조건과 잣대가 완전히 배제된 어찌보면 순수한, 어찌보면 본능적인 두 인간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영화속 리얼리티즘

뱀파이어 영화이면서도 다른 어떤 영화보다도 시나리오상의 현실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엘리의 뱀파이어이며 초인적인 초기설정은 고전소설에 나올법한 부분이지만, 그 나머지의 내용전개를 보면 무척이나 리얼리티즘이 바탕이 된 전개라고 생각된다. 그것의 예로 이엘리의 보호자? 호칸이 살인적 장면에서 더욱 그렇다. 그는 완전범죄와는 거리가 멀고 사람들에게 발각되면 도망가고, 결국 학교에서 아이들을 납치했다가 쉽게 잡히게 되는
설정들이 긴장감은 없지만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생각되었다. 이엘리의 경우에도 여성노인을 해꼬지 하려다가 실패하는 장면, 그리고 처음 살해할 때 고양이 주인에게 목격되는 장면은 현실성이 다분한 설정인거 같다. 뱀파이어라는 존재가 절대적인 존재로 보이지 않는 점, 그리고 발각되어 잡힐 수도 있다는 느낌을 주는 이러한 설정은 기존의 공상 뱀파이어 영화보다 더 리얼리티즘을 보여준다.

궁굼증 생기는 결말, 어떻게 생각해?

1.자신의 목슴을 희생했던 호칸이 오스칼의 미래가 되지 않을까?

네, 저도 그럴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호칸도 사랑이든 연민이든 만나게되어서 오래동안 정을 붙이며 산 연인이 아닐까라고 말이죠. 하지만 이러한 것은 추측에 불과하죠. 영화속에서 알 수 있는건, 호칸이 이엘리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연인이라고 가정하여도, 이엘리와 오스칼은 그것과 매우 다른 형태의 사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선 아마도 이엘리든 오스칼이든 이전에 없었던 특별한 사람을 만난 것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한 점에서 이엘리에게 오스칼은 아주 특별한 존재죠.

2.이엘리는 소년인가?

네, 원작에서도 소년이고, 이 영화속에서도 소년라고 설정하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몰랐습니다. 이엘리가 옷갈아입는 모습을 오스칼이 훔쳐볼 때의 장면이 그것을 암시한다고 하는데요. 저는 오히려 남자로 인식하고 있다가 그 부분 때문에 여자로 인식하고 있었어요. 이엘리의 대사 중 "난 니가 생각하는 여자아이가 아니야" 라는 대목에서 남자이거나 혹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뱀파이어는 중성인가?) 이런 엉뚱한 생각까지 했었어요. 작가의 이러한 설정은 동성연애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과 사람의 사랑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면에서 동성코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3.여자노인의 불타서 죽는 장면?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부분은 없어도 되고, 있어도 되고 하는 부분 같은데; 이런 생각을 해봐요.
이엘리와 대비적으로 보여준 부분이라고 생각되요. 이엘리가 성인에서 뱀파이어가 되었다면, 누군가에 대해 사랑하고 헌신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겠구나; 이런 부분을 알게 해주는 것 같아요. 12살인 이엘리는 평생 누군가에게 폐만 끼치고 살아갈 운명이잖아요. 가혹하면서도 스스로가 본능에 충실한 것은 그야말로 12살 시선의 이기적이면서도 순수한 모습이라고 생각되요. 그 다지 신경쓸 필요는 없는 듯해요.

영화속 의문을 가질법한 구석이 몇군에 있을 법한 영화이기는 한데요.
그냥 여운만 마음속에 담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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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이건 평론이 아님) 하나도 안무서움, 공포물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
그다지 뭐 대단한 슬픈 사랑이야기도 아님. 그냥 특별한 사랑이야기하고 있음.
왕따 소년과 외톨이 뱀파이어 소녀의 만남속에 알 수 없는 사랑 이야기,
공포도 어중간, 로맨스라기엔 아리송, 취향이 아니라면 완전 실망적인 영화라고 보인다.
그들이 특별한 사랑을 하고 있다고 여운이 느껴진다면 그 정도면 영화 잘 본거라고 생각된다.
내가 보기엔 비극적인 결말이라고 보기보다는 그냥 씁쓸한 해피엔딩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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