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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짱의 국내여행 사진블로그

영화 '이끼' 원작과 영화는 결말이 달라! 원작의 재구성!
 
드라마, 범죄 | 한국 | 163 분 | 개봉 2010.07.14 강우석 ★★★★
정재영(이장, 천용덕), 박해일(유해국), 유준상(박민욱 검사), 유선(이영지), 허준호(유목형)

 

<줄거리>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왔던 해국(박해일 분)은 20년간 의절한 채 지내온 아버지 유목형(허준호 분)의 부고 소식에 아버지가 거처해 온 시골 마을을 찾는다. 그런데 오늘 처음 해국을 본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해국을 이유 없이 경계하고 불편한 눈빛을 던지는데... 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마련된 저녁식사 자리. 마치 해국이 떠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것 같은 마을사람들에게 해국은 `서울로 떠나지 않고 이 곳에 남아 살겠노라` 선언을 한다. 순간, 마을 사람들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감돌고, 이들 중심에 묵묵히 있던 이장(정재영 분)은 그러라며 해국의 정착을 허한다. 이장 천용덕의 말 한마디에 금세 태도가 돌변하는 마을사람들. 겉보기에는 평범한 시골 노인 같지만, 섬뜩한 카리스마로 마을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듯한 이장과 그를 신처럼 따르는 마을 사람들. 해국은 이곳 이 사람들이 모두 의심스럽기만 한데...

감상 만화를 무척 재밌게 본 사람으로 개봉하자마자 극장을 찾았습니다. 2시간 30분 가량의 시간들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만화 원작의 이야기를 다 표현하기엔 부족했다고 보여집니다. 한편의 TV드라마가 영화로 만들어진 느낌이랄까요. 한마디로 빠진 부분이 많습니다. 매끄럽게 이해가 안가시는 분이 있다면 장편을 압축하다가 나은 부족함입니다. 가령 순경이 아들로 밝혀지는 장면은 만화에 따로 있어요. 이부분이 영화에서는 너무 쉽게 지나쳐버리죠. 암튼 영화로 제작되면서 탈도 많지만, 영화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겐 나름대로 괜찮지 않았을까 싶어요. 원작과는 다른 결말은 신선함인 동시에 실망이라는 두가지 의견이 분분한 것 같습니다.
(아래는 완벽한 스포일러 글이므로, 영화 보고나서 이것저것 궁굼한 분들만 보세요.)

원작이 더 재밌는 이유 vs 영화가 더 재밌는 이유?

원작이 더 재밌는 이유는 완전한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유목형이 살아온 인생,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것들, 닮은꼴의 유해국과 유목형, 그리고 철학적인 여러가지 것들을 연상케하는 대단한 만화라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시작과 결말이 일관성 있어 시나리오가 아주 탄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원작만화에서는 작가의 특유한 필체, 첨엔 좀 아닌거 같다가도 계속보다보면 그 표현력에 놀라게 됩니다.
 
영화가 더 재밌는 이유는 원작에는 없는 마지막 깜짝반전!~ 강우석 감독은 이미 국내외 남여노소 잘 알려진 이끼라는 원작만화,(총 조회수 3600만이 넘는다고 하죠.) 이 원작에 자기만의 색깔을 추구했던거 아닌가 싶네요. 원작하고 같으면 조금 식상에 질 수 있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는 원작이 완벽합니다. 하지만 원작과 다른 반전은 결과적으로 관객들에게 더 큰 이슈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원작과는 어떻게 다른가? 영화로 하여금 원작을 읽고 싶어지게 만들었죠. 제 친구도 원작은 대체 뭐길래? 상당히 궁굼해하더군요. 저 또한 정리차원에서 마지막회를 한번 더 보았습니다.

영화속 결말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영화속에서 마지막 결말이 하나 더 있다. 이영지라는 여자. 이 여자가 이 모든 것의 배후였다는 것!
정말 깜짝 놀랄 만한 반전이다. 아버지의 죽음을 유해국에게 연락했던 사람이 이영지였고,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서 알게 모르게 유해국을 도왔다는 점이다.

1. 지하에서 나온 유해국이 라디오 테잎과 카세트를 발견하게 된 것,
2. 피를 흘리며 자기집에 쓰려졌지만 어느새 붕대로 감겨진 유해국,
2. 그리고 그 머리맡에는 성경책 속 '천용덕'이란 글자는 남겨둔 것 
3. 불타는 집에서 유해국을 구출한 점,
4. 박검사에게 가서 유해국을 도와달라고 한 점

이 모든 것을 살펴보면 이영지가 그려놓은 그림(시나리오)에 모두가 놀아난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 이영지가 아주 지능적이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관점에서 보게 되면 헛갈리게 되는 몇가지가 있다.

유목형까지도 이영지가 죽인 것으로 단정짓긴 어려워. 영화만으로 본다면 물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단정내릴 수는 없다. 영화상으로만 보면 이영지는 유목형편이라는 것, 정의를 심판하고자하는 사람의 편이다. 그래서 자연사로 죽은 것으로 보는 것이 현명하다. 왜냐면 유목형을 살려주는 대가로 이장과 관계를 맺는 과거 회상 장면을 보면, 그런 희생을 하는 그녀가 유목형을 죽었을리는 없다. 유목형은 자연사이고, 이제서야 그들을 복수하기 위해 유해국을 위한 그림을 그려놓았다가 맞다. 고로 영화에서도 유목형은 자연사로 보는 것이 더 맞다고 본다. 하지만 이영지의 회상까지도 거짓으로 본다면 유목형을 죽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건 주관적인 판단에 맡긴다. 나는 회상까지도 거짓으로 보면 이야기가 넘 꼬여서 그녀의 회상은 진짜로 보는 시각이다.

웹툰 원작의 결말은 어떠한가?

이영지가 이 모든 것을 의도했을까? 이영지가 그려놓은 그림이라고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차례로 죽어간 것을 이 영화에서는 해결해주지 못한다. 하지만  원작을 보면 다 이해할 수 있다. 원작에서는 이 모든 사람이 죽은 것이 유목형과 상관이 있다. 아들 유해국을 여기로 부른 것은 바로 유목형이다. 그리고 이영지는 언젠가 찾아올 유목형의 아들 유해국을 도와주는 사람이다. 만화에서는 유해국 스스로가 비밀을 파헤치고, 이영지는 아주 소극적으로나마 그를 도울뿐이다. 그리고 유목형의 바램은 아들 유해국으로 하여금 이루어진다.

또한 영화에서도 이 대사 '유목형은 이 마을의 시작이자 끝이다' 가 나온다. 영화대로라면 시작은 유목형, 끝은 이영지다. 하지만 원작을를 보면 왜 유목형이 이 마을의 시작이자 끝인지를 알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영화 이끼는 원작에 비해 신선하지만, 완결성이 결여되고 말았다. 아쉬운 점이다. 그래서 8점 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원작의 그 결말 그대로 살렸다면 최고다! 10점 만점 준다.

기도원들을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수정)

다시 생각해보니 이장이 아닌 유목형이 죽인 것으로 보는게 더 맞는거 같네요. 이영지가 한 말은 이장을 어떻게든 궁지에 몰아넣을려는 속셈이 강하니깐요. 게다가 창고 증거물까지 포착되었습니다. 아마도 유목형이 죽이고 그것을 처음 목격한 이장이 지장을 찍어, 기도원의 돈을 횡령하고 마무리 된 사건 같습니다.  이장이 막판까지 거짓말까지 할 이유는 없습니다.

주요 인물의 캐릭터, 그리고 고찰!

이장(천용덕) : 세상의 비리와 타협하고, 남을 이용하며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인간

유해국 : 매사에 의심이 많고, 옳고 그름이 확연한 사람. 박검사를 상대로 자신의 결백을 위해 싸우며 그를 지방으로 보냄, 결국은 아버지 유목형과 동일한 성격의 소유자인 셈이다. 결코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다.

박민욱 검사 : 과거 부폐한 검사였으나, 유해국과의 일로 개과천선한 검사이다. 자신의 원수지간인 유해국을 도움으로서 결국 과거와 달리 정의로운 법집행자, 영화속 유준상 캐릭터 너무 밝고 좋아 ㅎㅎ

이 세상에는 위의 3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사회의 대부분이 이장의 모습은 아닐까 싶다. 융통성 있게 일처리를 한답시고, 확실하고 까다로운 절차들을 지나친다. 유해국 같은 사람은 쉽게 어울리지 못한다. 물론 신이 되고자 했던 유목형도 그다지 이상적이지는 않다.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법이 만들어졌지만, 정작 정의로운 사회는 만들어지지 못한다. 이런 모든 사회 현상들을 꼬집어서 보여주려 했던 건 아닐까? 정말 최고의 만화!

영화에서 부족한 그 감동을 원작 만화로 보기를 권한다!
80회의 웹툰을 연속으로 다 보려면 영화 상영시간인 2시간 30분은 족히 걸린다! 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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