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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짱의 국내여행 사진블로그

브랜드는 소비자가 해당 기업, 또는 제품을 인지하는 첫번째 요소다.  이런 로고나 브랜드 등의 CI(Corporation Identity)는 한번 정하면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처음부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럭키금성이 금성(Goldstar), LG, GS그룹 등으로 변경 및 분리되는 과정에서, CI를 변경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이 소요된 예를 보면 알 수 있다.

때문에 읽기 쉽고, 쓰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브랜드를 창조하는 것은 기업들이 항상 고민하는 일이다. 보통 특정한 의미를 가진 긴 문장을 약자로 줄여 표시하거나, 창업주의 이름, 처음 회사가 시작된 곳의 지명 등이 브랜드명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또, 나이키(Nike : 승리의 여신)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브랜드명을 정하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다양한 디지털카메라 제조사들의 브랜드명에는 어떤 의미가 숨어있을까?


캐논은 '관음보살'의 관음?

보통 캐논이라는 이름하면 대포(cannon)가 떠오른다. 그렇다면 대포처럼 큰 크기의 EF렌즈들 때문에 캐논이라는 브랜드명이 탄생했을까? 답은 'No'다.

선명한 빨강으로 표현되는 캐논 로고는 현재의 로고로 정착될 때까지 몇 번의 변화가 있었다. 캐논의 창시자인 요시다 고로는 독실한 불교신자로서, 특히 자비의 화신인 관음보살의 가르침을 따르던 사람이었다. 때문에 1933년 정기광학연구소(精機光學硏究所) 설립 당시 자신이 만든 초대 카메라 시제품의 이름을 'KWANON(콰논)'이라고 지었다. 관음을 일본어로 발음하면 '콰논'이다. 이 마크에는 천수관음(千手觀音)이 그려져 있으며 불꽃을 이미지로 한 KWANON 문자를 디자인하였다.

 

하지만 이 이름은 발음이 어려웠을 뿐 아니라 영문스펠링 역시 외국인들에게 익숙한 형태가 아니었다. 본격적인 카메라 발매에 맞춰 세계적으로 통용될 브랜드명이 필요하게 됐고, 1935년 '캐논(Canon)'이라는 명칭을 상표로 등록했다. Canon에는 '성전(聖典)' '규범' '표준'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 정확성을 기본으로 하는 정밀공업의 상표에 걸맞는 세계의 표준, 업계의 규범이 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캐논'은 발음도 '콰논'과 비슷해 명칭 변경이 위화감 없이 이루어지게 됐다.


캐논 DSLR 브랜드, EOS는 새벽의 여신?

SLR(일안반사식) 카메라가 수동초점(MF) 방식에서 전자식 자동초점(AF) 방식으로 전환되던 80년대 초중반, 미놀타와 니콘의 제품들이 화제가 됐다. 캐논 역시 AF를 지원하는 SLR, 'T80'을 출시했으나 AF 성능이 '미놀타 a7000'과 '니콘 F501'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후 1985년 3월, 캐논은 고도의 정밀 AF SLR 모델을 50주년 창립 기념일인 1987년 3월 1일에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프로젝트명은 'EOS'. Electro Optical System의 약자이며, 전자 광학 시스템이란 뜻이다. 이후 이 프로젝트 명은 캐논의 SLR카메라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EOS는 2007년, 탄생 20주년을 맞았으며 누적판매량 3000만대를 돌파했다.

또, EO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새벽의 여신'의 이름이기도 하다. 태양신 아폴론(혹은 헬리오스)의 태양마차 앞에서 횃불을 들고 밤의 장막을 걷는다고 한다. 사진은 빛을 담는 과정이며, 많은 사진가들이 새벽을 최고의 촬영시간으로 선호하는 점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에오스와 케팔로스」
피에르 나르시스 게랭, 1810.

 

소니, 그리고 α(알파)

소니(SONY)는 이미 잘 알려진대로, 소리라는 의미의 '소닉(sonic)', 사운드(sound)의 어원인 '소너스(sonus)', '귀여운 아이'를 부르는 호칭 'sonny'의 합성어다. 소니(SONY)라는 브랜드는 읽기 쉽고, 쓰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브랜드명의 표본으로 유명하다.

2006년, 소니는 코니카미놀타의 카메라 사업부를 인수하며 DSLR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06년 발표된 소니의 첫 DSLR 제품명은 α100. 2007년에는 중급형 DSLR인 α700을 발표했으며, 지난 1월에는 α200, α300, α350 등의 보급형 DSLR을 발표하며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잡았다. 2008년 말에는 35mm필름과 동일한 크기의 풀프레임 이미지센서를 탑재한 고급형 DSLR이 발표된다고 하니, 이제 DSLR 업계의 3강이라 불러도 손색 없을 정도다.

소니 DSLR 카메라의 새로운 브랜드 ‘α(알파)’는 그리스 문자의 첫 번째 철자로, ‘시작(beginning)과 ‘본질(essential)’을 상징한다. 또한 ‘α(알파)’라는 브랜드는 기존 코니카미놀타의 DSLR 제품 및 마운트 시스템 브랜드명으로, 코니카 미놀타가 갖고 있는 30년 이상의 SLR 기술을 계승한다는 뜻도 있다. 이는 ‘α(알파)’라는 브랜드에 익숙한 기존 미놀타 사용자들을 거부감 없이 흡수한다는 마케팅전략이기도 하다.


삼성테크윈, GX-20의 'GX'는 무슨 뜻이지?

국내 유일의 디지털카메라 제조사인 삼성테크윈은 Kenox(케녹스), VLUU(블루) 시리즈 등의 컴팩트 디카를 생산하고 있으며, 펜탁스와 손잡고 DSLR인 GX 시리즈도 선보이고 있다. 삼성테크윈의 테크윈(Techwin)은 Technology Winner의 약자다.

삼성테크윈은 PMA 2008에서 중급형 DSLR, GX-20을 발표했다. 흔들림 보정 기능, 먼지제거 기능, 방진방적 기능, 라이브뷰 기능 등을 자랑하며, 특히 삼성에서 개발한 1400만화소 CMOS센서를 탑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GX-20에서 GX는 Galaxy(은하)의 약자라고 한다.

몇 년 전, 가수 비(정지훈)가 광고모델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Kenox(케녹스)시리즈는 무슨 뜻일까? Kenox(케녹스)는 Ken(~보다), Nobility(고귀함), Excellent(최상의)의 약자로 ‘고귀함을 능가하는 최상’이라는 의미.

장동건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인기를 모으고 있는 VLUU(블루) 시리즈의 의미도 궁금하다. VLUU(블루)는 'Vividly Luv You' 의 약자로 '보다 선명하게 당신을 사랑하라'라는 의미다. Luv는 젊은 세대에서 주로 사용하는 Love의 약칭. 또, VLUU NV시리즈의 'NV'는 'New View & New Vision'의 약자다.

 

코닥은 창립자의 이름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코닥'의 풀네임은 '이스트만 코닥'이다. 이 브랜드명은 창립자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다. 이스트만 코닥의 창립자 이름은 조지 이스트만으로, '이스트만'만 이름에서 따왔고 코닥이라는 이름의 탄생 배경에는 재미있는 스토리가 숨겨져 있다.

당시 코닥의 이스트만 회장은 알파벳 ‘K’를 가장 선호했는데, 이는 ‘K’가 소비자나 사용자 모두에게 쉽고 강력하게 기억되는 힘을 가졌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알파벳 ‘K’를 앞뒤 두 번 반복 사용해 고안한 이름이 바로 코닥(KODAK)이다. 단어 자체의 특별한 뜻은 없지만 이스트만 회장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신념에서 탄생된 이름이기에 의미가 깊다.

코닥은 디지털카메라가 이미 기술, 디자인, 성능 등에서 어느 정도 평준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얼마나 쉽고 편하게 디지털기기를 사용할 수 있느냐가 브랜드 차별화의 핵심이라 판단했다. 때문에 2001년부터 쉐어(Share) 기능이 탑재된 디지털 카메라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코닥의 디지털카메라와 포토프린터에 탑재된 쉐어(Share) 기능을 이용하면 버튼 하나로 사진을 PC 및 이메일로 전송 할 수 있으며 출력도 가능하다. 이는 곧 코닥 디지털카메라의 모델명으로 자리잡아 EasyShare 시리즈의 시작이 됐다.


산요와 작티

일본어로 Sanyo(산요)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의 3대양을 뜻한다. 즉, 3개의 바다로 연결된 전세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산요의 제품을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겠다는 창업자의 경영이념을 나타내고 있다.

'동영상에 강한 디카'로 유명한 산요 Xacti(작티)는 Exact(정확한)와 Active(활동적인, 활기찬)의 합성어다. 활동적이며 활기찬 우리 일상의 소중한 순간을 정확하게 담아내고자 하는 산요 디지털 카메라의 개발 의도를 표현하고 있다.


니콘은 Ikon의 표절?

1917년 '일본광학공업 주식회사'라는 광학기기 회사로 출발한 니콘은 작년(2007년), 창립 90주년을 맞았다. Nikon(니콘)이라는 브랜드는 Nippon Kogaku (니폰 고가쿠 : 일본광학)의 줄임말이다. 하지만 당시 라이카와 함께 세계 최대의 카메라 회사로 군림하던 Zeiss Ikon(짜이스 이콘)을 모방했다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독일과 RF카메라로 대표되던 세계 카메라시장의 주도권이 일본과 SLR카메라로 넘어오면서, 니콘은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 니콘의 SLR이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을 거치며, 그 성능을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SLR 역사의 중심에는 니콘이 서 있다.


올림푸스, 신들이 사는 산

Olympus(올림푸스)는 잘 알려진대로 그리스의 신들이 사는 산이다. 하지만 올림푸스의 창업자인 야마시타 다케시는 Olympus(올림푸스)라는 브랜드가 다카아마하라(高天原)의 다른 이름이라고 밝혔다. 다카아마하라(高天原)는 일본의 신들이 사는 산으로, 이 산을 그리스로마신화에 비유해 Olympus(올림푸스)라는 브랜드명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Olympus(올림푸스)라는 보편적인 이름이 세계 시장 공략에 더 좋았기 때문이다.


후지필름, 후지산의 정기를 받다

Fujifilm(후지필름)은 잘 알려진대로 일본인들이 신성시 하는 후지산에서 유래됐다. 후지필름이란 브랜드는 초대 사장이었던 아사노 슈이치가 결정한 이름이었지만, 후지라는 상표권이 이미 등록되어 있는 바람에 거액을 주고 사들인 브랜드라고 한다. 후지필름은 아시아 최초의 영화 필름 제조사로 명성을 떨쳤으며, 이후 카메라와 필름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초창기 후지필름이 만든 카메라는 후지카(후지+카메라)라는 이름으로 판매됐었다.


펜탁스, SLR 기술의 원조

펜탁스는 1919년 '아사히 광학 공업'이란 이름으로 시작됐으며, 1938년, '아사히 광학 공업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펜탁스는 최초로 리플렉스(reflex : 반사)식 카메라를 실용화 한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SLR카메라의 핵심 부품인 펜타프리즘(Pentaprism)과 리플렉스(reflex)를 조합한 펜탁스(Pentax)라는 브랜드가 탄생했다. 이 후 '아사히 펜탁스'라는 브랜드명이 사용됐으며 2002년 10월, 펜탁스(Pentax)라는 브랜드로 개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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