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
마루짱의 국내여행 사진블로그

영화 '박쥐'를 보고나서,


1. 참신한 소재라고?

네, 국내에서 참신한 소재를 가져왔습니다. 게다가 신부와 뱀파이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모두 가지는 캐릭터를 설정한 것은 정말 참신한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전개방식이 정말 한국형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소녀 뱀파이어가 나오는 영화 '렛미인'은 무척 사실적인 전개입니다. 코믹한 요소를 그다지 찾을 수 없는 진지한 영화죠. 그에 비해, 영화 <박쥐>는 발랄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다소 복잡하고 빠른 전개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신부는 뱀파이어가 되고,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고, 그녀를 위해 살인을 하고, 사랑하던 여자도 뱀파이어가 되고... 등등 2시간의 영화시간이 지루한 적은 없었습니다.

2. 소름끼치는 연기라고?

네, 맞습니다. 정말 대단한 배우들이 출연하고, 그들은 자기만의 뚜렷한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송강호, 김옥빈 연기보다 더 놀라운 것은 신하균과 김해숙의 연기였습니다. 정말 극찬하고 싶습니다.
송강호만의 연기방식은 조금 불편했다고 할까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훌륭한 배우지만, 박쥐라는 영화 시나리오에서는 약간 코믹느낌의 말투와 연기보다는 진지한 연기가 더 좋았을거라 생각해봅니다. 이것이 감독의 의도라면 뭐 할말 없습니다. 하지만 뱀파이어가 된 신부의 고뇌가 가슴 깊숙히 우리 마음을 후비파는 그런 쨍한 장면 한번이라도 있었다면, 관객들과 더 가까워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3. 관객들의 반응은 어때?

대다수의 사람들이 기분 더럽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특히나 여자분들의 반응은 그러했습니다.
데이트용 영화가 절대 아니니,(야한 영화도 아니고, 공포영화도 아니고, 싸이코 영화? 그 정도일지도)
여지간한 영화매니아가 아니고서는 커플끼리는 안보는게 낫습니다. 저는 두 명의 일행과 영화를 봤는데,
영화매니아인 한 친구는 박찬욱 감독을 극찬했고, 평범한 다른 한 친구는 꿀꿀한 영화를 봤는 모양입니다.
영화매니아인 그 친구와 제가 가장 공감했던 건, 김해숙씨의 연기!!!!! 정말 극찬하고 싶습니다.

4. 시시한 결말이니?

소재와 연출, 정말 파격적인 것에 비해, 결말은 좀 시시했습니다. 영화속에 나름 빠지다보면, 결말이 어떻게 될까 내심 기대하면서 보게되는데, 이 영화속의 결말은 너무 바람직한 결말였다고 할까요;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뱀파이어로서의 삶의 번뇌를 동반자살을 함으로서 마무리합니다. 영화매니아인 내 친구는 해피엔딩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저는 해피엔딩이었다라고 생각합니다. 비극이 마무리가 되었거든요. 더 이상의 비극은 없는거죠.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비극엔딩, 전지적 작가시점에서는 해피엔딩이 정확한 표현이겠죠. ) 그래서인지 저는 비극의 결말을 원했던 것일까? 솔직히 영화전반에 송강호가 뱀파이어로서의 본성을 적절하게 잘 추스리고 있는게 저는 싫었습니다. 저는 폭발하길 바랬습니다. 물론 폭발합니다.  그래서 김옥빈을 죽인 것이죠.

김옥빈의 거짓말, 이 설정에서 저는 제 나름대로의 시나리오를 상상했습니다. 악마의 숙주가 되버린 송강호, 하지만 악마보다 더 달콤한 유혹,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거짓말, 본능과 악마의 기질은 자신을 위해서 충분히 절제할 수 있는 송강호였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그 살인본능을 바로 되찾게 됩니다. 그녀는 각본을 짜고, 주변 사람들을 대상으로 살인은 끝이 없이 시작됩니다. 수없는 살인 끝에 좌절을 맞이합니다. 결국 뱀파이어의 조종자 그녀를 죽입니다. 그리고 송강호는 자살합니다. (이러면 원작보다 더 재미없을거 같기도)

5. 진인한 영화? 혹은 잔혹한 영화?

제가 생각하지 못한 변수는 바로 김해숙이란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잔혹한 영화가 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식물인간 김해숙씨 앞에서 밝혀지는 그들의 살인공모, 그리고 살인, 우리가 그녀의 눈으로 본다면 이 얼마나 잔혹한 모습들일까요. 그렇다고 소리칠 수도 없습니다. 공포 그리고 생존이 모든 것이 동시에 그녀를 붙잡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정말 잔인한 건 이거다~라고 수십번 생각하고 나왔습니다.

결론 생각보다 코믹코드의 영화, 무거운 주제의식, 까딱하면 싸이코 영화
연기는 극찬, 배경지식이 조금 필요할지도, 좀더 진지한 부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이 정도로 극히 개인적인 평을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