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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짱의 국내여행 사진블로그


멜로/애정/로맨스 | 한국 | 100 분 | 개봉 2009.10.08 감독 허진호
출연 정우성(박동하), 고원원(메이) ★★★★

<줄거리> 건설 중장비회사 팀장 박동하, 중국 출장 첫날, 우연히 관광 가이드를 하고 있는 미국 유학 시절 친구 메이와 기적처럼 재회한다. 낯설음도 잠시, 둘은 금세 그 시절로 돌아간다. 키스도 했었고, 자전거를 가르쳐 주었다는 동하와 키스는커녕, 자전거는 탈 줄도 모른다는 메이. 같은 시간에 대한 다른 기억을 떠 올리는 사이 둘은 점점 가까워 지고 이별 직전, 동하는 귀국을 하루 늦춘다. 너무나 소중한 하루. 첫데이트, 첫 키스,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너무 좋은, 첫사랑의 느낌. 이 사랑은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처럼 시절을 알고 온 걸까? 이번엔 잡을 수 있을까? (출처 : naver) 

<감상> 호우시절 괜찮은 영화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로 데뷔한 허진호 감독은 우리 일상속의 아주 가까운 이야기를 잔잔하고 따뜻한 사랑 영화로 전해주는 듯하다. 그의 모든 작품들엔  허진호 감독의 색깔이 있다. 이번 영화도 무척 잔잔하게 진행되는 사랑이야기, 재회한 첫사랑의 연인 "그들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일상에서 사소하게 일어나는 우리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서, 우리에게 매우 친밀하고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그래서 연륜이 있는 사람에게 더 공감이 가는 영화일 듯하다. 젊은 청춘의 세대가 공감하기에는 다소 평범하고 지루한 사랑이야기일지 모른다. 중국여배우의 고원원의 섬세한 내면 연기도 무척 좋았던 것 같다.
 
(이 감상 후기는 스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을 위한 리뷰입니다.)

이별한 첫사랑과의 재회, 대사로 알아보는 두 사람 마음?



정우성 : "니가 나의 첫사랑이었다고 증명한다면, 달라지는게 있을까?"


동화(정우성)의 마음속엔 메이(고원원)와의 지난 날의 기억을 무척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우스게 이야기도 하고, 중국 음식을 잘 먹는척하며 먹어주는 모습, 그녀를 위해 배려하려는 모습들이 상영내내 보여주는데...
이런 동화의 마음속엔 그녀를 다시 만나고 싶다라는 모습이 영역하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메이(고원원)의 거짓말에 져주지 않고, 옛날 사진까지 찾아 전송해주는 그의 모습을 보면 메이와의 관계가 발전하기 기대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그녀를 시험하고 있는 것. 그녀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는 그도 완전하게는 알 수 없는데..
(호우시절) 데이트 중 때마침 온 비 때문에, 비를 피한 자리에서 동화가 메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니가 나의 첫사랑이었다고 증명한다면, 달라지는게 있을까?"란 말은 동화의 마음이 반어법으로 표현된 것이다.



고원원 : "꽃이 펴서 봄이 오는 걸까,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걸까?"

그들의 이별이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메이(고원원)가 기억이 안나는 척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메이는 동화로부터 이유없이 이별을 통보 받은 쪽이다. 메이는 동화가 반가운 사람이면서, 한편으로는 그 아픔을 다시금 기억나게 하는 사람이다. (처음엔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슴아픈 이유는 다른 것에...)
그런 그녀는 그가 마냥 밉지만은 않다. 그와 함께 첫만남의 데이트에서 함께 춤을 추게 되고 가까워지는데,
(호우시절) 데이트 중 때마침 온 비, 메이는 지난날 자신의 엽서에 답장을 안한 동화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는 약간 실망한다. 그리고 그녀는 문득 동화에게 이런말을 꺼낸다.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꽃이 펴서 봄이 오는 걸까,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걸까?" 시적의미?

(이 때 동화가 메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걸보면, 실제로 시는 메이가 더 잘 쓰는 사람이다.)
이 말은 이 영화속 주제 의식을 담고 있는 가장 기억에 남는 명대사이기도 하다.
꽃이라는 것은 사랑(사랑의 의지), 봄이라는 것은 시기(타이밍, 인연)정도로 표현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은 타이밍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사랑이 행복한 결말(결혼)로 남으려면,
사랑의 결실이 만들어질 수 있는 적절한 시기에 사랑이 찾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두 사람은 힘겨운 사랑을 둘러, 봄이라는 시기에 다시 꽃을 피우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우연한 만남과 때마침 내려준 비는 봄과 비슷한 존재이기도 하다.



결말은 해피엔딩, 동화가 준 자전거와 엽서

갑작스럽게 난 메이의 자동차 사고로 메이는 병원신세를 지고, 그 곳에 찾아온 메이의 직장상사로부터 메이의 아픈 기억을 알게 되는데,,, 일년전 사천 대지진으로 결혼 한 남편을 잃은 아픔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마음은 옛연인 동화에게 다시금 사랑을 느끼고 있지만, 그녀에게 누군가를 다시 사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동화와의 만남에서 반가우면서도, 약간의 우울한 모습이 상반되게 보인 것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런 사실을 알고도 침실에 누운 메이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준 것을 보면, 이 영화의 결말을 미리 알려 준다.

자전거를 못 탄다는 그녀, 그것은 동화와의 이별이 큰 상처가 된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누군가를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아픔을 가진 그녀의 현재 모습이기도 하다. 마지막에 동화가 우편으로 보낸 자전거를 다시 타기 시작한 것은 그녀가 아픔을 딪고 다시 사랑을 해보려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리고 동화는 지난 날 답장하지 못한 아쉬움으로 엽서를 보낸 듯하다. 고원원을 기다리는 정우성으로 엔딩을 마치는데, 과거 한국 멜로 영화에서 자주 써먹던 방식이기도 하다. 이걸 가지고 해피엔딩인지?아닌지? 알쏭달쏭한 사람은 없겠지^^; 그들의 사랑에 대한 완성적 의미가 아닌,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진행형의 의미로서 영화는 마친다.

일본 영화 <4월 이야기>를 아는가? 이 영화의 결말은 더 허무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로맨스 영화인데, 사랑이 이제 시작하려는 서막에서 영화는 마친다. 한마디로 러브스토리의 서론만이 이 영화속 이야기다. 결말이 무척 아쉽지만, 이 영화의 결말은 나쁘지 않다. 영화속의 미완성은 어떤 면에서는 우리들을 설레거나 더 기대하게 만든다. 영화 <4월 이야기>도 언젠 한번 리뷰를 적고 싶은 영화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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