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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짱의 국내여행 사진블로그

반대편을 보라

인터넷정보 2004. 10. 14. 04:18

흑백 사진처럼 보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는 위의 그림들은 덴마크의 사진작가 Albert Koetsier의 작품이다. 그는 일반 사진기가 아닌 X-ray를 사용하여 사진을 찍었다. 위의 작품들은 장미와 도마뱀 등을 X-ray로 찍은 작품들이다. 빛 대신에 엑스선을 사용한 그의 사진들은 X-레이 포토그래피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이 그림을 보면서 생각한, 내가 좋아하는 퍼즐 하나를 소개한다. 직접 답을 만들어보고, 다음을 읽어보라.

[퍼즐] 토너먼트에서 승리하기

100명이 참가한 테니스 경기에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자를 결정한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자가 나올 때까지 모두 총 몇 경기가 벌어질까?



계산이 되나? 아마 당신은 계산을 하기 위해서 머리 속에 대진표를 생각했을 거다. 100명에서 출발하여 단계를 거처 올라가는 대진표를 머리 속에 넣고 총 경기 수를 계산해보자.
100명 ---> 50경기
50명 ---> 25경기
25명 ---> 12경기 (1명은 부전승)
13명 ---> 6경기 (1명은 부전승)
7명 ---> 3경기 (1명은 부전승)
4명 ---> 2경기
2명 ---> 1경기

총 경기 수는 99경기다. (99 = 50 + 25 + 12 + 6 + 3 + 2 + 1)


이 문제를 쉽게 푸는 방법을 소개한다. 당신의 머리 속에 그려진 대진표를 지워라. 그리고, 우승자가 아닌 패자에게 문제의 초점을 전환시켜보라.
토너먼트 방식이란 한 시합마다 한 사람씩 탈락된다. 그리고 우승자는 단 한 명 나온다. 따라서 100명 중 1명을 제외한 99명은 모두 한 경기씩 지고야 말았을 것이다. 즉 그들이 벌인 총 경기 수는 99번인 것이다.


이 상황을 정리해보자.
<참여자 100명 = 우승자 1명 + 패자 99명>

당신이 우승자 1명에 초점을 맞추면 당신은 머리 속에 대진표를 그리게 된다. 대진표를 단계단계 올라가면 최종단계에 우승자가 1명 남는다. 하지만, 반대편을 보는 사람은 더 쉽게 문제 해결의 열쇠를 얻을 수 있다. 앞에서 봤듯이 패자 99명을 생각한다면, 더 쉽게 총 경기 수를 알 수 있다.
이렇게 패자의 관점으로 보면, 587명이 참여하는 테니스 경기에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자가 나오기까지 해야 하는 총 경기수가 586경기라는 것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만드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방법은 반대편을 보는 거다. 전체를 둘로 나누고, 내가 속한 곳의 반대편에서 기회를 찾아보는 거다.

전체를 효과적으로 둘로 나는 것이 필요한데, 구체적이면서 쉬운 예가 <이성과 감성>으로 세상을 보는 거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이 이성쪽에 있다면 감성쪽을 바라보고, 감성쪽에 있다면 이성쪽에서 기회를 찾아보는 거다. 이것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가치 혁신 컨설팅 그룹에서는 가치창출의 방법 6가지를 제시한다. 그 중 하나가
<기능 상품을 감성 상품으로, 감성 상품을 기능 상품으로 전환하는 전략>
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가치 혁신(Value Innovation)은 유럽의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 국제 경영 전략학 교수인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주창하는 이론이다)


1. 스타벅스 : 기능 상품을 감성 상품으로 바꾼 사례.
스타벅스가 나오기 전까지 미국인들에게 커피는 기능성 음료에 불과했다. 아침 잠을 깨우는 기능성 음료, 토스트와 같이 마시는 음료 정도였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나타나면서 미국의 커피산업은 새롭게 바뀌었다. 스타벅스는 감성을 팔았다. 감성을 담은 스타벅스의 커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사로 잡았다.


2. 바디샵(body shop): 감성 상품을 기능 상품으로 전환한 사례.
국내에서는 고가의 화장품 시장에 화장품은 생필품이라며 3,300원짜리 기능성 화장품들을 내놓은 회사들이 비슷한 경우라도 볼 수 있다. 즉, 감성 상품인 화장품을 기능 상품으로 바꿔서 마케팅 비용이나 용기 포장 비용을 줄여 가격을 낮춰 판 것이다.


100m 앞의 결승점을 남보다 먼저 뛰어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처럼 100m 달리기와 같이 남과 경쟁하는 것 역시 쉬운 게임이 아니다. 더욱이 그런 게임에서는 이겨봤자, 남는 것도 별로 없다. 쉽게 더 많이 얻는 방법은 경쟁하지 않고 싸우지 않고 이기는 거다. 그 구체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반대편을 보는 거다. 그리고 그곳에서 기회를 찾아보는 거다.

예를 들어, 모든 PC 회사들이 성능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에 매달릴 때 디자인에 과감하게 투자하여 매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외모를 갖는 PC를 만들어보는 거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기능 향상을 통하여 경쟁에서 이기려고 할 때, 기능에서 감성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거다. 경쟁에서 벗어나서 싸우지 않고, 반대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는 거다. 물론, 이런 시도가 모두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만은 확실하지 않나?


다시 앞의 Albert Koetsier의 작품들을 보자. X-ray는 병원에나 있는 기능성 기계다. 그런 기능성 기계를 이용하여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 역시 기능에서 감성으로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는 하나의 좋은 사례인 것 같다.

이성과 감성 사이. 냉정과 열정 사이. 나의 인생도 때로는 내가 있는 자리의 반대편을 보며 기회를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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