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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짱의 국내여행 사진블로그

영화 <비밀애> 사랑의 정체성에 혼돈하는 여성 그려내
 
멜로/애정/로맨스, 미스터리 | 한국 | 111 분 | 개봉 2010.03.25
감독 류훈 | 배우 유지태(진우 / 진호), 윤진서(연이) ★★★★

 
<줄거리> 결혼 2개월만에 불의의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남편 진우를 간호하는 연이의 일상은 시든 꽃처럼 무미건조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 외국 생활을 마치고 진우의 동생 진호가 귀국한다. 진우와 꼭 닮은 얼굴, 꼭 닮은 목소리... 모든 것이 진우와 같은 진호의 모습에 연이는 혼란스러운 가운데 미묘한 떨림을 느낀다. 진호 역시 생기를 잃은 채 살아가는 연이를 보며 어느새 연민 이상이 되어버린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결국 서로에 대한 이끌림을 감출 수 없던 그들의 위험한 사랑이 시작된다. 하지만 그들의 위태로운 사랑도 잠시.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진우가 기적적으로 깨어나면서 세 사람의 사랑은 파국으로 치닫기 시작하는데...

감상 후기 이 영화를 보기고 노출씬과 파격적인 불륜을 소재로 화제만 불러일이키는 영화라고 생각한 분이 대다수 일겁니다. 결말이 애매모호합니다. 또한 줄거리는 너무도 파격적입니다. 형수님을 사랑하는 동생 진호의 설정, 그들의 정사신을 목격하는 형 진우, 이 모든 것이 너무도 파격적입니다. 또한 동생 진호와 형 진우를 구분 못하는 연이, 너무도 비현실적입니다. 누가 자신의 남편과 쌍둥이 동생을 구분 못한단 말입니까? 전반부를 보면서는 이 영화가 내심 거북하게 느껴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이 영화는 점점 다른 관점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중요한 감상 포인트는 바로 위험한 사랑에 빠진 동생 진호의 관점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구분하지 못하는 연이의 관점에 있습니다. 전자만 치중하면서 봤다면 상당히 난해하고 5점짜리 영화가 되는 것이고, 후자를 염두하면서 봤다면 나름 탄탄한 8점짜리 영화입니다. 또한 이 영화의 관람자들의 나이는 아마도 30대 이상에 초점을 맞춘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를 보고 조금 갸우뚱 거렸다면 나중에 한번 더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 리뷰는 해석리뷰이기에 영화 보신 분만 보시길 바래요~)
 

우선, 영화속 줄거리 의문점 해결!

우선은 진우와 진호, 결혼을 한 사람은 진우지만, 연예를 한 사람은 진우와 진호였다.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이는 진호를 진우로 착각했던 적이 몇 번 있었다. 이건 추측한 할 수 있는 사실이지만 어쩌면 진호와 많은 데이트을 보냈는지도 모른다. 그 추측으로 결혼식장 진우의 결혼반지가 맞지 않았던 점, 아마도 진호와의 만남에서 진호의 손가락 사이즈로 진우의 반지를 맞췄다는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반지가 진호에게는 꼭 맞다.

연이의 목걸이의 어린 진우의 사진, 진호일까? - 목걸이 속 사진의 주인공은 진호이다. 연이는 이 사진속 진우가 자신의 운명의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그 부분에서 진호가 그 운명의 남자가 되어주고 싶은 심리적 갈등을 느끼진 않았을까?

등산에서 연이를 구해준 사람은 진우일까? 진호일까?  - 진우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나온다. 진호가 연이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 순간 연이가 자신의 형이 아닌 자신에게 의지하길 바랬던 것 같다.. 시들어가는 연이를 위해 힘이 되어주고 싶었지만, 정작 그 위험한 선을 넘게 되었다. 이것은 연이가 진호에게 마음을 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준다. 자신이 운명적으로 만나야하는 사람은 형이 아닌 동생 진호였나? 자기도 모를 정체성의 혼돈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나서 그녀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형이 아닌 동생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생기고, 오히려 혼수상태에서 벗어난 진우를 낯설게 느낀다.

목욕 정사신에서 반지가 딱 맞은 진우 어떻게 된걸까? 진우가 혼수상태에서 벗어나자 전체적으로 살이 많이빠졌다. 그래서 진호의 옷도 맞는 것이고, 하지만 손가락이 그리 쉽게 살이 빠지고 찌는 부분이었던가? 조금 말이 안되는 부분이긴 하다. 반지가 딱 맞는 걸보고 진호인지 알고 있는 연이, 그리고 머리에 화가 치밀어 오른 형 진우,  아직도 사랑하는 사람을 구분 못하는 연이의 혼돈이 계속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진호가 구해된 사람은? 진우 결혼식장 DVD 영상에 나오는 어떤 여자가 나와서 결혼을 축해준다. 그 여자를 구해준 사람은 실제로 진호라는 점, 하지만 결말이 나오기 전까지 그 여자는 진우가 자신이 구해준 사람으로 안다.


이 영화에 대한 나의 해설은?

첫번째로 진호의 관점, 이 영화에서 신부를 사랑하고 있는 연이의 어머니가 나온다.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비현실적 사랑, 그건 바로 진호와 연이의 관계이기도 하다. 연이의 어머니가 이런 말을 한다. "나는 신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사랑하는 사람이 신부일 뿐이다."  이 말은 그 둘 사이를 그대로 비유할 수 있는 암시적 대사이다. 진호에게 갑자기 나타난 연이, 사랑스런 애교에 금새 그녀에 대해 호감 내지 짝사랑을 느꼈는지 모른다. 형수님이라는 사실 이전에 그녀가 내 마음에 들어왔다면, 진호라는 사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다. 진호는 운이 없게도 사랑한 사람이 나의 형수님이 될 사람이었다. 물론 형수님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겠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혼수상태가 형, 시들어가는 연이를 보고, 진호는 반연민 반사랑인 그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두번째 연이의 관점, 이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는 키 포인트다. 운명 따위를 믿는 여자 연이, 그녀의 남자는 진우, 하지만 자신을 구해된 운명의 남자가 진호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진우에 대한 약간의 배신감은 진호를 위한 사랑으로 바뀐다. 동화속 이야기에서도 많이 나오는 이야기다. 나중에서야 공주를 구해준 진짜 왕자를 알게되고, 둘은 이루어진다. 하지만 꼭 나를 구해준(운명같은) 남자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일까? 이 부분이 일반적인 여성들이 빠지는 판타지 사랑이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몇 년을 사귀어 결혼까지 올인한 한 남자 진우, 알고보니 그 남자는 진호여야 했다. 그 판타지성 운명 때문에 진호를 다시 사랑해야 할까? 그건 당신이 정할 문제다. 물론 영화속에서는 진우가 구해준 남자이다.  

마지막 진호가 구해준 긴생머리 여자가 연이에게 말하는 대사가 있다.

"아직도 자기 짝이 누군지 찾느라, 인생의 대부분을 허비하고 있나요?
연이씨에겐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거군요. 자기짝이 누군지..아닌지.."


이 대사는 연이에게 말하고 있지만, 넌지시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난 이 영화가 남자보단 여자의 관점에서 심오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이 대사처럼 대다수의 여자들은 자기 짝이 누군지..아닌지..에 대해서 다다수의 시간을 허비한다고나 할까? 연이처럼 혼돈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말 그리고 마지막 대사

휠체어를 탄 유지태, 그에게서 한통의 엽서가 연이에게 왔다.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은 누구였어?"
"내가 사랑한 사람은........당신, 바로 당신이야"


상당히 난해한 결말이다. 대체 누구일까? 관객들은 그가 진우일지 진호일지 무척 궁굼하다.
하지만 궁굼해 할 필요가 없다. 둘 중 하나가 죽었다고 꼭 생각할 필요도 없다.
연이의 그 대답, 진우와 진호 둘 중 하나일 수도 있고, 둘 다 일 수도 있다.
다만 연이는 그 사람을 지금은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결말을 짓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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