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릴리슈슈의 모든것 (All About Lily Chou Chou, 2001) 드라마 | 일본 | 145 분 | 2001년 |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이치하라 하야토(하스미 유이치), 오시나리 슈고(호시노 슈스케) ★★★★
<줄거리> '릴리 슈슈'의 노래를 너무나 사랑하는 열네 살 소년 유이치. 그러나 그의 일상은 힘들다. 둘도 없는 단짝 친구 호시노가 어느날 반 아이들의 리더가 되어 자신을 이지메 시키고 첫사랑 쿠노 역시 이지메를 당하지만 그녀를 도와주기에는 자신의 슬픔을 감당하기에도 벅차다. 소년의 유일한 안식처는 오로지 영혼을 뒤흔드는 듯한 ‘릴리 슈슈’의 노래 뿐... 그러나 현실은 노래로 감출 만큼 만만하지 않다...
<감상> 이와이 슌지의 영화라고 해서 나름 기대하고 봤다. <러브레터> <4월 이야기> <무지개 여신> 모두 재밌게 봤다. 난 바로 이런 영화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상당히 무거운 주제이며 어려운 소재의 영화였다. 게다가 청소년을 위한 그들의 영화라고 할까, 난 이미 청소년 따위는 지났단 말이야. 그리고 정말 우울해지는 영화인거다. 이 말은 영화가 잘 만들었다는 소리다.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는 것은 이 영화가 보내는 전체적인 느낌이다. 이 영화의 주요 소재로 이지메, 왕따라는 것이 나온다. 이러한 소재는 삶의 목적의식이 결여된 그들의 현실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였을 것이다. 단절? 의사소통? 굴욕? 결여? 포기? 의지? 이 영화를 보면서 떠올리게 되는 단어들이다. 그들에겐 무엇이 빠진걸까? 현실도피? 그들에게 삶의 의지가 되는 것은 딱하나다. '릴리슈슈'에 대한 모든것이다. 그리고 신앙심과 같은 매니아적인 믿음 삶에 대한 애착을 가지게하는 그들만의 의지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출구이다. 그것을 에테르라고 그들은 부른다.
주인공 유이치 그리고 호시노, 그들은 10대의 관성을 이야기해주는 듯한다. 언젠가부터인지 몰라도 둘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작가가 말하려고 했던 릴리슈슈의 팬이면서 에테르를 믿는.. 하지만 각자의 모습은 달라.
유이치의 착한 친구가 되어주었던 호시노, 그는 갑작스럽게 변한다. 반아이 쿠노의 여학생을 이지메하고, 유이치를 괴롭힌다. 무엇이 그를 각성했는지는 모른다. 어쩌면 신성한 에테르 그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된다. 정작 초등학교 시절의 이지메였던 호시노, 현실에 대한 거부라고 할까? 현실을 개척한다거나 타협한다거나와는 거리가 먼 현실에 대한 왜곡이라고 할까? 결국 현실적 안정과는 거리가 먼 호시노다. 그는 여전이 하나만이 그의 삶의 목적이다. 신성한 에테르...
유이치, 호시노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언젠가부터 릴리슈슈의 노래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유이치의 현실은 아주 비참하다. 호시노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좋아하는 여학생 쿠노가 이지메를 당해도 어떻게 대항할 수 없고, 츠다라는 여학생의 원조교제를 지켜만 보아야하고, 하지만 유이치는 항상 수긍하며 사는 10대의 소년이다. 울분을 참고, 울음이 터져도 말 못하는 그런 왕따적인 설움이 느껴지는, 현실에 대해 절대로 반항하지 못하고 수긍할 수 밖에 없는 그런 10대 소년, 그런 유이치에게도 오로지 위안이 되는건 릴리슈슈의 노래, 그리고 신성한 에테르...
유이치에 감정, 그리고 호시노의 살해 유이치는 현실에 순응하며 사는 10대이다. 하지만 폭발한다. 영화를 잠잠히 보면서도 내심 유이치가 결말엔 무언가 일을 낼거라고 생각이 들게 된다. 앞에서 전개되었던 복합적인 상황과 갈등들이 그대로 흘러가기엔 유이치의 감정에선 너무나 무겁다. 유이치의 감정이 결말이 나야 이 영화가 끝난다. 다행이도 유이치는 비관적이지는 않다. 원조교제를 하는 이성친구 츠다의 결말은 자살이라는 비극으로 끝나 버리는 것에 비해서 말이다. 실은 유이치는 자살할 만큼의 용기도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다고 생각된다. 방황하던 유년기땐 그저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으니깐, 그런 유이치가 호시노를 살해하게 된 건 무엇 때문일까? 그것에 가장 큰 실마리를 주는 극중 시나리오는 바로 인터넷으로 만난 닉넴 아오네코(호시노)와 피리아(유이치)의 설정이다. 그것은 커다란 결말의 반전을 가져온다. 릴리슈슈를 좋아하는 인터넷 모임에서 알게 된 아오네코와 피리아, 아오네코는 파란 사과를 증표로 릴리슈수의 콘서트에서 만나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유이치가 콘서트 현장에 가게되는데, 나름아님 호시노가 파란 사과를 들고 나온 것, 유이치에게서는 깜짝 놀랄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호시노는 유이치의 입장권을 보는 앞에서 버려 버리는데, 이 때문에 릴리슈슈의 공연을 못보게 된다. 이미 이 시점에서 엄청난 감정이 드러나지 않았을까 싶다. 내 같으면 그 놈이 짱이고 뭐고, 당장에 가서... 그런 이유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것은 에테르... (에테르는 하나의 릴리슈슈의 음악성에 대한 신앙심이라고 할까) 그것에 대해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호시노의 형편없는 삶의 모습들은 에테르에서 무척이나 멀어보인다. 하지만 아오네코라는 탈을 쓰고, 릴리슈슈의 에테를 숭배해왔다는 점, 정말 용서할 수 없었던 부분이 아닐까; 호시노를 살해하지 않는다면 유이치는 자살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왜냐면 에테르에 대한 믿음이 부서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삶의 목적을 가지려면 신성한 에테르를 지켜야 한다. 하지만 정작 호시노를 살해하고 나서, 유이치에겐 에테르가 존재할까? 아마도 아닌거 같다. 극중에 자살을 하려는 모습, 그리고 자살을 포기한 행동, 그리고 2001년 15세라고 자막이 나오며 시간의 경과하는 것을 보여준 것은.. 적어도 유이치는 과거의 유이치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엄청난 방황기를 거친 잠시적 안정의 시간이라고 할까? 일단은 말이다. 이러한 유이치의 일렬의 심리와 행동은 방황하는 전형적인 10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선생님의 마지막 대사 "어쨋든 힘내라고" 이 부분은 감독이 방황하는 10대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심심한 대사가 아니었을까 싶다.
쿠노와 츠다, 유이치는 주인공이면서 전형적인 방황내기 10대를 표현한 것인거 같고, 10대라고 해서 누구나 같은 방황기를 가지는건 아니다. 호시노는 또 다른 방법으로 방황을 했던 것이고, 츠다는 극단적인 자살, 그리고 쿠노는 생각보다는 강하게 현실에 맞서서 대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유이치, 호시노, 츠다의 릴리슈슈의 음악을 듣는 부분이 나온다. 방황하던 10대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었던 그들만의 에테르... 그것은 정작 음악이 아니라 그들이 부딪히고 경험하고, 스스로를 변화시켜야할 의지? 성숙되어야 할 의식? 청소년기의 혼돈을 잘 드러낸 영화, 그리고 아픔을 잘 표현한 영화, 극단적이지만 청소년이란 시기가 끝나기 전에 보야야 할 10대의 영화로 추천한다.
영화의 소재가 극단적이라, 긴기민가하면서 스스로 난 방황기가 없었다고 생각되지만, 오래되서 잊은거 같다. 그 시절엔 하찮은 것들이 우리를 아프게 했던 일들을 참 많았던거 같다. 부모님의 야단보다 괴롭히는 친구가 더 무섭고, 아무것도 모르고 친구들을 왕따시키던 시기, 아무것도 모른채 괴롭힘을 당하야 했던 시기, 물이 넘쳐도 모르고, 부족해도 몰랐던 우리의 청소년기를 다시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Lily Chou Chou - Houwa
잠깐! 배우에 대한 소개
이 영화에서 나온 3명의 주인공들은 좀 더 자란 뒤, 일본 영화의 단골 배우로 등극한다. 한번 볼까? 이치하라 하야토 유이치역을 맡았던 이치하라 하야토, 이후에 <무지개 여신>에서 남자 주연으로 나옵니다. <무지개 여신>도 참 재밌게 봤었는데, 정말 귀염상을 가진 이치하라 하야토 입니다.
오시나리 슈고 재밌는 사실 오시나리 슈고(호시노)는 영화 <배틀로얄>에 나왔었죠. 어쩐지 많이 본듯하더라고요. 호시노역은 딱 보고, 포스에 배틀로얄로 알아봤네요. 그리고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에서 남자주인공(마츠야마 켄이치) 친구로 나옵니다. 아오이 유우를 좋아하는 남자아이로 나옵니다.
아오이 유우 릴리슈슈의 모든것 이 영화로 데뷔를 했다죠. 요때만 해도 귀엽지만 이뻐보지진 않던데? 많이 이뻐진거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 주연을 맡은게 무척 많죠. 많이 떴습니다. 아오이 유우 출연작은 아오이 유 우 때문이 아니라, 시나리오가 재밌는 영화가 많아요. <하나와 앨리스> <훌라걸스> <허니와 클로버> <변신> 에서는 주연급으로 나왔고, <거북이는 의외로 빠르게 헤엄친다> <무지개 여신><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에서는 개성있는 조연으로 등장하여 재미난 볼거리가 되는 배우입니다. 적어놓고보니, 아오이 유우 나온 영화들 모두 다 재밌게 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