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최면(Hypnos, 2004) 무엇이 현실일까?스릴러 | 스페인 | 93 분 | 2004년 | 감독 데이빗 카레라스 출연 크리스티나 브론도(베아트리즈), 데미안 비치어(미구엘), 마리솔 멤브릴로(엘레나), 줄리안 빌라그란(울로아) ★★★★
<줄거리> 폭풍우가 내리치는 밤. 피 묻은 어머니의 시신 옆에 쇼크 상태에 빠진 소녀가 발견된다. 젊고 아름다운 정신과의사 베아트리체는 최면요법으로 유명한 한 요양소에 일자리를 얻게 된다. 마을과 한참 외떨어진 이 요양소에서 가장 먼저 그녀의 눈에 들어온 환자는 바로 폭풍우가 있던 밤의 그 소녀. 베아트리체는 그녀를 돕고 싶었지만 어느 날 소녀가 자살한 시체로 발견되면서 소망은 사라진다. 한편 기억상실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 미구엘은 치료 중 소녀가 자살한 것이 아니며 그녀 자신도 조심하라는 말을 전하는데, 의심에 찬 베아트리체는 이 요양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살했던 사실을 알게 된다. 미구엘을 상담 치료하던 중 급격히 불안정해진 베아트리체의 심리는 환상과 현실이 뒤섞이면서 더욱더 혼란으로 빠져 들어가고... 죽음에 대한 예견과, 죽은 자들의 비밀을 숨기고 있는 요양소의 굽어진 복도, 그리고 새로운 환자의 죽음. 미구엘은 이제 베아트리체를 다음 죽을 차례로 지목한다. 이 광기와 공포에 휩싸인 요양소를 빠져나갈 출구조차 발견할 수 없는 베아트리체는 이제 의사가 아닌 환자로 취급되어 감금된다. 베아트리체는 이전의 환자들처럼 자살로 위장된 희생자가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모든 비밀을 간직한 이 요양소는 왜 베아트리체를 고용한 것일까? 제임스 맨골드의 <아이덴티티>나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에서는 현실과 환상, 아니 현실과 망상의 중첩이 만들어내는 미스테리를 정신병리적인 해석으로 풀어나가고 있었다. 이 영화 역시 포진된 미스터리의 요소들이 반전에 반전을 더하며 관객의 시점을 흐리다가 병리적인 현상으로 빠져버리는, 얄밉지만 영리한 꾀를 쓰고 있다. 미스터리에 긴장감을 너무 둔 나머지 무거워져 관객을 피곤케 하는 점이 아쉽지만 쉽게 접할 수 없는 독특한 소재의 스페인 영화이다.(부천판타스틱영화제 - 신수정)
<감상> 스틸장면을 보면 어떤 영화인지 감이 온다. <식스센스>나 <아이덴티티> 같은 반전이 재밌는 영화는 하나로 족하다. 비슷한 영화류를 보게된다면 조금 식상하게 될 것이다. 이 영화도 망각과 현실사이에서 망각이 현실이고, 현실이 망각이다.라는 반전의 의심을 내심 품게 되면서 영화를 보게된다. 결말에 예상했던 반전이 나오지만, 여주인공의 현실 공간에서의 과거 기억이 그녀의 망각에서 어떻게 심리적으로 풀어져 있는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영화속 이야기는 실제로 그녀의 심리치료의 방법으로서 그녀의 망각에서 자아를 찾기까지의 망상속의 이야기가 된다. 영화이야기속 현실, 곧 그녀의 망각에서 만들어지는 그녀의 심리로부터 실제의 현실을 예상해 본다면 무척이나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재밌게 본 요소는 반전보다도 혼돈스러운 영화의 연출방식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스페인 영화는 생각보다 독특하다고 할까, 같은 스페인 스릴러 영화로 <떼시스>가 떠오른다. 둘다 인물들의 심리적 묘사가 상당히 잘 그려진 영화라고 생각된다. 잔인함과 괴물적 요소가 없어도, 심리적인 공포를 주는 스킬이라고 할까; 주인공의 연기도 일품이었고, 여자 주인공 상당히 미인이라 인상적이다.
이 영화와 비슷한 소재로 조금은 다른 영화, 셔터 아일랜드도 한번 비교해볼만하다. 아래는 가상, 꿈, 현실 등을 다룬 영화들이다. 같이 보면 좋은 영화이다.